9월 25일,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〈오디세이〉를 봤다. 오랜만에 아이맥스 영화를 보는 거라 자리에 앉자마자 화면부터 올려다봤다. 첫 생각은 딱 하나였다. “아이맥스 스크린이 원래 이렇게 컸나?”

사진으로 찍으면 그 크기가 잘 전해지지 않는다. 실제로는 스크린이 벽 한쪽에 걸려 있는 느낌보다 시야 앞쪽을 통째로 차지하는 느낌에 가까웠다. 광고가 나오는 동안부터 용산까지 온 보람이 있었다.

상영 전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. 사진보다 실제로 앉아 보면 훨씬 크게 느껴진다.

예매가 어려워도 용산을 고른 이유

아이맥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상영관의 스크린 크기와 비율이 모두 같지는 않다.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은 국내에서 1.43:1로 확장된 아이맥스 화면을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상영관이다. IMAX도 용산을 1.43:1 상영관 목록에 올려 두었다. 원하는 시간과 자리를 잡기 어려운 이유를 상영관에 들어서니 알 것 같았다.

특히 이번에는 필름으로 촬영된 영상을 가능한 한 높은 화면에서 보고 싶었다. 다만 촬영 포맷과 영사 포맷은 다르다. 용산의 상영은 70mm 필름 영사가 아니라 레이저 IMAX다. 원본 필름을 그대로 영사하는 것과는 구분해야 하지만, 높은 1.43:1 화면의 장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선택의 이유였다.

일반 영화 화면과 아이맥스, 무엇이 다를까?

아래 비교는 스크린의 실제 크기가 아닌 같은 가로 너비일 때의 화면 비율이다. 숫자가 작을수록 화면이 위아래로 더 높아진다.

IMAX in Korea

출처(https://namu.wiki/w/IMAX/%EB%8C%80%ED%95%9C%EB%AF%BC%EA%B5%AD)

화면 형식비율느낌

일반 와이드 영화 약 2.39:1 가로로 길고 세로가 좁다
IMAX 확장 화면 1.90:1 위아래 장면이 더 보인다
IMAX 확장 화면 1.43:1 세로로 더 높아 시야를 크게 채운다

같은 너비라면 1.43:1 화면은 1.90:1보다 높이가 약 33% 더 높다. 그래서 단순히 화면이 크다는 말보다 장면이 위아래까지 펼쳐지는 감각이 더 정확한 설명 같다. 아이맥스 영화를 오랜만에 본 내게는 이 차이가 꽤 강렬했다. 물론 실제 표시 영역은 영화와 상영관의 포맷에 따라 달라진다.

See the epic in Every Format

출처 (https://x.com/adamhlavac/status/2062625440846803124?s=46)

3분마다 필름을 갈아야 하는 카메라로 만든 영화

〈오디세이〉는 영화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다. 촬영 이야기를 찾아보니 카메라의 필름 한 통으로 연속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약 2분 30초에서 3분 정도라고 한다. 긴 장면의 흐름을 이어가려면 멈춰서 필름을 다시 장착해야 한다는 뜻이다.

처음에는 ‘3분 찍고 필름을 교체하는 데 20분이 걸린다’고 들었는데, 20분이라는 교체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. 감독 인터뷰에서 확인되는 내용은 약 3분마다 재장전해야 했다는 점이다. 그 제약을 안고 긴 영화 전체를 찍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다.

그 기술적인 이야기를 알고 봐서인지 화면을 더 유심히 보게 됐다. 그렇다고 촬영 방식만 생각하며 본 것은 아니다. 큰 스크린이 장면을 감싸고, 어느 순간에는 카메라와 필름 이야기를 잊을 만큼 영화에 집중하게 됐다. 내가 좋았던 건 ‘필름으로 찍었다’는 사실 자체보다, 그 결과를 이 크기의 화면에서 경험한 몰입감이었다.

세 시간 가까운 시간을 이 영화에 썼다

예매 내역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2분까지로 표시돼 있었다. 이동까지 생각하면 반나절을 써야 하는 관람이다. 긴 상영 시간에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, 오랜만의 아이맥스라 서두르지 않고 영화 한 편에 시간을 쓰는 게 좋았다.

상영 전에 화장실을 다녀오고 끝난 뒤 일정도 여유 있게 잡는 걸 추천한다. 오전에 입장했는데 나오니 점심시간이 지나 있었다. 영화관 로비에서 만난 포토존도 관람 전 기분을 더해줬다.

상영 전 만난 〈오디세이〉 포토존.

보고 나서

영화를 보고 나니 ‘집에 간다’는 말이 새삼 다르게 들렸다. 오디세우스에게 집은 단순히 돌아갈 장소가 아니라, 긴 시간을 버티게 한 이유였을 것이다.

그토록 집에 가고 싶은데 돌아가는 길이 이렇게까지 힘들다면 어떤 마음일까. 희망만으로는 견디기 어려운 순간도 있었을 테고, 막상 돌아간 뒤에는 자신이 기억하는 집이 그대로 있을지도 두려웠을 것 같다.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그 마음이 한동안 머릿속에 남았다.

이번 후기를 남기고 싶었던 이유는 오랜만에 아이맥스관에 앉아 느낀 그 첫 순간 때문이다. “화면이 이렇게 컸나?” 하고 놀랐고, 그 화면 덕분에 영화를 보러 극장까지 가는 즐거움을 다시 느꼈다.

예매가 쉽지는 않았지만, 〈오디세이〉를 용산 아이맥스로 본 선택은 만족스러웠다. 다음에 또 큰 화면에 잘 어울리는 영화가 걸리면 예매창과 한판 더 붙어볼 것 같다.

관람 기록
2026년 9월 25일(금) ·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관
예매 내역 기준 10:00~13:02 · 스포일러 없는 후기

참고: 〈오디세이〉 공식 포맷 안내 · IMAX 화면 비율 안내 · 1.43:1 상영관 안내 · 놀란 감독 인터뷰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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